우리에게 일용할 ‘빵’을 주옵소서
‘레바논’ 주재 「깨어라!」 통신원 기
“일용할 빵”이라는 표현이 그 연원지인 이곳 중동 지방 보다 더 합당한 의미를 지니는 곳은 없다. 이 곳에서는 심지어 오늘날에도 ‘빵’이 가장 중요한 식품이다. 식사 때에 아무리 여러 가지 음식이 차려져 있다 할지라도, 만일 ‘빵’이 들어 있지 않다면, 중동 지방 사람은 적절한 식사를 즐겼다고 생각하지 않을 것이다.
이 곳에서는 한 사람이 소비한 음식의 양은 그의 그릇에 담긴 음식물의 종류의 많고 적음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그가 먹은 ‘빵’의 양에 의하여 측정된다. 그러므로 “잘 먹었읍니다! 두 덩어리나 먹은 걸요” 하는 표현이 흔히 통용되고 있다. 예기치 않은 손님이 식사 때에 찾아온다 하더라도, 집에 충분한 양의 ‘빵’이 있다면, ‘레바논’의 가정 주부에게는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는다. 다른 음식물은 적절하게 조금씩 나누어 모두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떤 일로 말미암아 ‘빵’ 공급이 줄어든다면 필연코 혼란이 초래된다. 제빵 업자들의 파업은 시장에 온갖 종류의 음식물이 가득 쌓여 있다 하더라도 혼란을 야기시킬 수 있다.
여러 종류의 ‘레바논’의 ‘빵’
어떤 사람은 빵이 중동 지방 사람들에게 그렇게 중요한 이유가 무엇인가 하고 의아하게 생각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가 먹는 여러 종류의 ‘빵’에 대하여 그리고 어떻게 그 여러 종류의 ‘빵’을 “숟가락”과 “포크”로 먹을 수 있는지를 알게 된다면 그 대답은 분명해 질 것이다. ‘레바논’에서 먹는 ‘빵’ 종류 몇 가지만 고려해 보자.
비교적 가장 대중적인 인기가 있는 것은 “쿠브즈 아라비” 즉 ‘아랍’식 ‘빵’이다. 흰 밀가루나 또는 기울을 빼지 않은 밀가루로 효모를 섞어서 만든 반죽은 서양식 ‘빵’ 반죽과는 약간 다르다. 우유 대신에 물을 넣고 소금을 약간 섞어서 만들지만, 비슷한 것은 그것뿐이다.
반죽한 것을 주먹만한 덩어리를 떼어서 부풀게 한다. 적당하게 부푼 다음에는 손으로 납작하게 만들거나 세탁기의 탈수기처럼 생긴 기계에 통과시켜 납작하게 만든다. 결국 ‘빵’덩어리는 이제 얇고, 납작한, 큰 접시만하게 되어 나온다. 다시 그것을 약간 부풀리면, 이제 굽는 일만 남게 된다.
그 덩어리가 구어짐에 따라, 부풀어 오르기 때문에 마치 뒤집어 놓은 반죽 통 같이 보인다. 몇 분이 지난 후, 다시 그 덩어리를 뒤집어 놓고 굽는다. ‘빵’덩어리가 식으면, 다시 납작하게 되지만, 이제 덩어리는, 거죽은 파삭파삭하고 속은 누긋누긋한, 온통 주름살 투성이의 주머니같은 모양이 된다.
가운데가 우묵 들어간 이러한 ‘빵’덩어리 여섯 개를 합치면, 약 1‘킬로그램’, 즉 2.2‘파운드’ 가량이 된다. 식구가 많은 가족은 하루에 5 내지 6‘킬로그램’의 ‘빵’을 소비하므로, 주부는 많은 양의 ‘빵’을 ‘빵’집으로부터 집으로 운반해 오는 수고를 하여야 한다.
약간 다른 종류의 맛좋은 ‘아랍’식 ‘빵’으로, “카악”이라는 것이 있는데, 이것은 아이들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에서든지 팔리고 있다. 이 ‘빵’은 덩어리가 좀 작으며, 한쪽 반 가량 가운데가 오목 들어가 있다. 나머지 반은 무엇인가 특대형의, 한쪽이 더 큰 ‘도우넛’과 비슷한 손잡이를 닮은 모양으로 되어있다. 이 ‘빵’은 참깨알로 덮혀 있으며, 거죽이 파삭파삭하도록 구워져 있다.
학교가 파하는 오후가 되면, 혹은 공원 근처 어디에서든지 “카악”을 담은 그릇을 머리에 인 행상인들이 자기들의 물건을 팔려고 외치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만일 당신이 행상인을 불러 세우면, 그는 당신이 마음대로 원하는 덩어리를 고르도록 허용할 것이다. 그 다음에 그는 그 오목하게 들어간 부분에 구멍을 뚫고 그 속에 백지향 ‘수맥’의 가루 그리고 소금을 섞은 것을 뿌려줄 것이다. 맛 좋은 오후의 간식이다!
이곳 ‘레바논’에서 아침 식사로 먹는 인기있는 ‘빵’은 ‘도우넛’ 혹은 손가락 모양으로 생긴 마른 “카악” ‘빵’이다. 이 ‘빵’에는 소금이 들어있지 않기 때문에 그 자체는 싱겁고 별 맛이 없지만, 자기가 좋아하는 음료에 담갔다가 먹으면 아주 감미로운 맛이 난다.
‘아랍’식 ‘빵’이나 거의 마찬가지로 인기있는 또 다른 형태의 ‘빵’은 “쿠브즈 마르쿠크” 즉 “쿠브즈 아샤”인데, 이것은 종이처럼 얇은 ‘빵’을 말한다. 밑 반죽과 ‘빵’덩어리의 무게는 대략 비슷하지만, 이 덩어리를, 마치 ‘피자’ 반죽을 할 때 처럼, 이 손에서 저 손으로 던저가며 직경이 2‘피트’가 될 정도로 얇고 납작하게 만든다. 이러한 ‘빵’은 아주 바삭바삭하며, 거의 습기가 없으므로 오랫 동안 두어도 된다. 시골의 아낙네들은 자기들의 대식구를 위하여 한 주에 한번만 ‘빵’을 만들기 때문에 이 ‘빵’은 그들에게 매우 실용적이다. 이러한 형태의 ‘빵’은 일주일이 지나도, 처음 구을 때와 마찬가지로 좋다.
그리고 주로 산악 지방에서 인기있는 다른 형태의 ‘빵’은 “쿠브즈 앗타노르”라는 것이다. 이 ‘빵’ 반죽하는 방법도 다른 것이나 마찬가지이지만, 굽는 방법에 따라서 밀도가 다른 ‘빵’이 되는 것이다. 이 ‘빵’을 굽는데 사용되는 ‘오븐’으로 볼록하게 굽은 돌 화덕이 있다.
덩어리를 두들겨 납작하게 만든 다음, 위를 덮은 밑받침 위에 올려놓고 미리 가열시켜 놓은 화덕 속으로 집어 넣어서 덩어리를 굴곡이 진 화덕 옆면에 찰싹 붙여 놓는데 거기 붙어서 ‘빵’이 구어지는 것이다. 다 구어진 다음에는 거기서 떼어낸다. 이 ‘빵’덩어리는 “쿠브즈 마르쿡크”보다 더 두껍고, 또 몇일 동안 습기가 그대로 보존된다.
간과할 수 없는 또 다른 종류는 ‘아르메니아’식 ‘빵’이다. 이 ‘빵’은 ‘프랑스’식 ‘빵’과 별로 차이가 없다. 굽기 전에 반죽한 덩어리 위에 참깨를 뿌리는데, 이 때문에 견과(堅果) 맛이 난다.
먹을 수 있는 칼붙이
‘레바논’ 사람들이 즐기는 음식들 중에는 여러 가지 국 비슷한 것이 있는데 이것은 밥과 함께 먹는다. ‘포크’ 대신에, 각자는 자기 몫의 ‘아랍’식 ‘빵’, 혹은 종이장 같이 얇은 “쿠브즈 마루쿠크” ‘빵’을 더 좋아한다면, 그것을 이용한다. 한 입 먹기 위하여 ‘빵’을 2평방 ‘인치’ 가량 떼어서, 그것으로 그릇에 담긴 국물을 떠서 입에 넣고 함께 먹는다. 아무리 묽은 국물이라도 흘리지 않고 이러한 방법으로 뜰 수 있는데, 이것은 딱딱한 ‘빵’거죽이 밑으로 새는 것을 막아 주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다.
대부분의 중동 지방의 식당에서는 식탁용 칼붙이를 사용하지 않지만, 원하는 ‘빵’은 어떤 것이든지 공급해 준다. ‘쉬시 케바브’(꼬챙이에 꿰어 구은 새끼양 고기)나 또는 숯불에 구은 통닭 같은 정찬을 먹을 때에는 알맞는 크기로 떼어낸 ‘빵’쪽을 사용하여 고기를 찝어 먹기도 한다. 인기있는 저녁 식사의 한가지는 “마자”라는 것인데, 접시에 담겨 나오는 맨손으로 먹는 음식, 즉 ‘샐러드’, 고기, 냉육, 견과 그리고, 물론, ‘아랍’식 ‘빵’이 포함된 것이다.
‘아랍’식 ‘샌드위치’도 또한 ‘빵’을 얇게 썰어서 만드는 ‘샌드위치’와 다르다. ‘아랍’식 ‘빵’ 한개 전체나 혹은 반쪽이 사용된다. 먼저 납짝한 덩어리를 둘로 갈라서, 둘다 완전한 원형으로 만든다. 그 다음 자기가 좋아하는 대로 속을 넣고 즉 위에 펴놓고, 한쪽에서부터 시작하여 속이 모두 안에 채워지도록 긴 원통 모양이 될 때까지 돌돌 말아 감는다. 아이들은 자기들의 정규 식사에 부가하여 이것을 하루에도 몇 차례씩 먹곤 한다.
‘빵’을 주식으로 삼고 있는 이 곳 ‘레바논’에서는, 비록 우리들이 다른 어떤 음식물을 먹든지 관계없이 우리들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자기 추종자들에게 ‘일용할 빵’을 위하여 기도하라고 가르치셨을 때 그 분이 의미하신 것은 ‘일용할 양식’이었음을 쉽게 인식할 수 있다. 이러한 하나님의 마련에 대하여 언제나 만족하고 감사하는 마음을 갖도록 하자.—마태 6:9-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