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이로운 곤충—인간의 비행 장치를 능가한다
전쟁의 여파로, 언론인과 군사 전문가들은 현대 무기의 정교함을 대단히 자랑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들은 소위 “스마트 폭탄”이라고 부르는, 레이저 유도 크루즈 미사일 그리고 일찍이 볼 수 없었던—또한 치사적인—기동력을 가진 공격용 헬리콥터를 격찬한다. 의문의 여지 없이, 이 무기들 배후의 창의력은 대개 주목할 만하다. 그러나 죽음을 초래하는 기계 장치에 대해 그런 열렬한 찬사를 보내는 사람들이 단순한 진리는 좀처럼 인정하지 않는다. 그것은 인간의 진기한 비행 장치들 중 가장 진보된 것이라도, 창조물 중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조그만 비행 기계에 비하면 그 설계가 원시적이라는 점이다.
크루즈 미사일을 살펴보자. 「월 스트리트 저널」지에 의하면, “크루즈 미사일의 진로는 컴퓨터 프로세서에 내장되어 있는 계수화된 참조 지도에 의해 미리 정해진다. 크루즈 미사일이 음속에 가까운 빠른 속도로 지형을 따라 저공으로 날아갈 때, 줌렌즈와 전자 감지 장치가 진로를 유지시켜 준다.” 꽤 정교한 것처럼 들리지 않는가? 하지만 이제 보잘것없는 곤충—개미붙이와 비교하여 살펴보자.
조그만 지도 제작자
컴퓨터 잡지 「바이트」의 기술 편집인, 벤 스미스는 최근에, “개미붙이와 비교해 보면, 솔직히 말해서 크루즈 미사일은 멍청하다”고 기술했다. 그 이유가 무엇인가? 크루즈 미사일은 그 모든 기술적 역량에도 불구하고 속이기가 상당히 쉽기 때문이다. 스미스는 이렇게 설명한다. “가짜 목표물을 남겨 두고 목표물을 옮기기만 하면 된다. 크루즈 미사일은 목표물을 파괴시키는 과정에서 스스로 파괴되기 때문에, 자기가 실수를 저질렀다는 것을 결코 깨닫지 못한다.”
개미붙이를 속이는 것은 쉽지가 않다. 이 곤충을 연구하는 한 생물학자가 속여보려고 했었다. 좁은 해변을 따라 똑같은 모양의 구멍에서 수백 마리씩 집단을 이루어 생활한다는 것을 알고서, 그는 그 중 한 마리가 날아 나오기를 기다렸다가, 얼른 그 집 입구를 모래로 덮어 버렸다. 그리고 나서 그 곤충이 구멍을 다시 찾을 수 있을지 보려고 기다렸다. 놀랍게도, 그것은 숨겨진 입구에 정확히 내려 앉아서 구멍을 파냈다! 개미붙이가 집을 떠나거나 집으로 돌아올 때면 언제든지 자기 굴 위에서 습관적으로 정찰 비행을 하듯이 날아다니는 것을 관찰했기 때문에, 그 생물학자는 혹시 그 곤충이 주위의 표지물을 기억하여 머리 속에 일종의 지도를 만들 줄 아는 것이 아닌가 생각했다.
그는 자신의 이론을 실험하기 위해서 구멍을 다시 덮고, 이번에는 주위에 널려 있던 얼마의 솔방울을 달리 배치했다. 개미붙이는 집으로 돌아와서, 여느 때처럼 위에서 정찰을 하더니 틀린 장소에 내려 앉았다! 잠시 동안 어리둥절하더니 다시 날기 시작했고 한번 더 정찰 비행을 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더 높이 날았다. 문제에 대한 이런 새로운 시각으로 그 작은 곤충은 좀더 믿을 만한 얼마의 표지물을 참조하였음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것은 즉시 숨겨진 굴을 발견해서 다시 파냈기 때문이다.
크루즈 미사일에 내장된 컴퓨터는 값이 거의 백만 달러나 되고 무게가 대략 50킬로그램 정도 될 것이다. 개미붙이는 핀의 머리 크기만한 두뇌를 사용한다. 벤 스미스는 이렇게 부언한다. “개미붙이는 또한 기어다니고, 구멍을 파내고, 먹이를 찾아내서 잡고, 짝을 찾는다(크루즈 미사일에게는 파멸을 초래할 일이다).” 스미스는 결론 짓는다. “올해의 고성능 기계가 작년 모델보다 엄청나게 성능이 뛰어나다 할지라도, 아직까지 인간 정신의 성능에는 물론, 보잘것없는 개미붙이의 두뇌 성능에도 이렇다 할 만하게 더 가까워진 것이 아니다.”
놀라운 날개
공격용 헬리콥터와 같이 사람이 만든 가장 진보된 항공기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말할 수 있다. 영국의 곤충 고생물학자 로빈 J. 우턴은 곤충이 나는 법을 연구하는 데 20년 이상을 바쳤다. 그는 최근 「사이언티픽 아메리칸」 잡지에서 이렇게 기술했다. 일부 곤충은 “눈부신 곡예 비행술을 보여 준다. 예를 들어, 집파리는 빠른 비행을 하다가 감속하고, 공중에서 정지하고, 자기 몸 길이 정도의 공간에서도 돌고, 거꾸로 날고, 공중제비를 하고, 좌우 회전을 하고, 천장에 앉을 수 있다. 이 모든 것을 눈 깜짝할 사이에 할 수 있다.”
도대체 이 조그만 비행 기계가 사람이 만든 항공기보다 성능이 뛰어난 이유는 무엇인가? 대부분의 항공기에는 움직일 때 안정성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되는 자이로스코프가 있다. 파리는 자기 특유의 자이로스코프—다른 곤충들의 뒷날개가 있는 바로 그 자리에 돋아난 지렛대 모양의 돌기, 평균곤(平均棍)—를 가지고 있다. 평균곤은 날개와 동시에 진동한다. 그것은 파리가 날쌔게 날아갈 때 방향과 균형을 잡아 준다.
그러나 고생물학자 우턴에 의하면, 진짜 비결은 곤충의 날개에 있다. 그는 대학원생이었을 때인 1960년대에, 곤충 날개가 흔히 묘사되듯이 “날개맥과 얇은 막의 추상적 형태 이상으로 훨씬 더 중요한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하기 시작했다고 기술한다. 더 적절한 표현을 하면, “각 날개는 소규모 공학의 멋진 작품으로 보였다”고 그는 말한다.
예를 들면, 곤충의 날개에 있는 긴 날개맥은 사실 기관(氣管)이라고 부르는, 공기가 가득 찬 작은 도관들로 엮여 있는 튼튼한 관이다. 이 가볍고 견고한 날개보는 횡맥으로 연결되어 있다. 그렇게 이루어진 형태는 더할 나위 없이 아름답다. 우턴에 의하면, 그것은 건축 기사들이 강도와 견고성을 늘리기 위해 사용하는 격자보 및 입체 뼈대와 비슷하다.
이 복잡한 구조 위로 얇은 막이 팽팽히 펼쳐져 있는데, 과학자들은 그것이 매우 튼튼하고 가볍다는 사실 외에는 아직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고 있다. 흔들리기 쉬운 나무틀 위에 팽팽히 펼친 캔버스가 그 틀을 견고하게 해준다는 사실을 화가가 아는 것처럼, 날개의 격자틀 위로 팽팽히 펼친 이 재질은 날개를 더 튼튼하고 더 견고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우턴은 지적한다.
그러나 날개가 너무 견고해서도 안 된다. 그것은 고속에서 받는 엄청난 압력을 이겨내야 하며, 많은 충돌을 견딜 수 있어야만 한다. 그래서 우턴은 날개의 횡단면을 조사해 보았는데, 대부분이 기부에서 끝으로 갈수록 가늘어져서 끝 부분이 더욱 유연하게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는 이렇게 기술한다. “일반적으로 날개는, 바람이 부는 곳의 갈대처럼, 충격에 대해 완강히 저항하는 것이 아니라 양보하고서 재빨리 원상태로 돌아가는 반응을 보인다.”
아마도 더욱 주목할 만한 것은 비행하는 동안 날개 모양을 바꿀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물론 새의 날개도 마찬가지지만, 새는 날개를 다른 모양으로 변형시키기 위해 날개에 있는 근육을 사용한다. 곤충의 근육은 날개의 기부 밖에까지 뻗쳐 있지 않다. 이런 점에서 곤충의 날개는 배의 돛과 같다. 모양을 바꾸기 위해서는 기부에서, 즉 배라면 아래 갑판에 있는 선원이, 곤충이라면 흉부의 근육에서 조절을 해야만 한다. 우턴이 지적한 바와 같이, “그러나 곤충의 날개는 돛보다 훨씬 더 섬세하게 구성되어 있고 확실히 더 흥미롭다. ··· 또한 충격 흡수재, 평형추, 찢어짐 방지 구조, 그리고 간단하지만 눈부신 효과를 내는 그 밖의 많은 장치들이 일체가 되어, 그 모든 것이 날개의 공기 역학 효과를 증가시킨다.”
양력—주된 요소
이 모든 것들과 날개 구조의 다른 면들이 있기 때문에, 곤충은 날개를 조종하여 비행의 결정적 요소인 양력(揚力)을 얻을 수 있다. 사실, 우턴은 곤충이 위로 떠오르는 힘을 일으키기 위해 날개를 조종하는 복잡한 방법을 여섯 가지 이상 설명한다.
항공 우주 공학자인 마빈 러트거스는 잠자리의 비행을 10년간 연구했다. 이 곤충은 양력을 대단히 크게 일으키기 때문에, 「전국 야생 생물」(National Wildlife)이라는 미국 잡지는 최근 잠자리가 나는 방법을 “공기 역학의 기적”이라고 표현했다. 러트거스는 과부잠자리라고 부르는 한 종류에 조금 무거운 것을 매달아 보았는데, 그 작은 곤충이 자기 몸무게의 두 배에서 두 배 반까지 쉽게 하늘 높이 운반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것은 그 크기로 볼 때 이 생물이 사람이 만든 가장 성능 좋은 항공기보다 3배 이상을 들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뜻한다!
어떻게 그렇게 하는가? 러트거스와 그의 동료들은 잠자리가 날개를 아래로 내려칠 때마다, 날개를 살짝 비틀어서 날개의 위 표면에 작은 회오리바람을 일으킨다는 것을 발견했다. 공학자들이 불안정 기류라고 부르는 것을 이처럼 복잡하게 사용하는 것은 인간이 만든 비행기가 나는 방법과는 엄청난 차이가 있다. 비행기는 안정 기류에 의존한다. 그러나 「전국 야생 생물」이 설명한 바와 같이, 그처럼 “탁월한 양력”을 얻는 것은 “회오리바람의 힘을 이용하는” 잠자리의 능력이다. 미국 공군과 해군은 모두 러트거스의 연구에 비용을 대고 지원해 주고 있다. 만일 비행기가 비슷한 원칙들을 결합시킬 수만 있다면, 훨씬 더 쉽게 이륙하고 더 좁은 활주로에 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잠자리의 조종 능력을 따라가는 것은 또 다른 큰 도전이 될 것이다. 잠자리는 첫 비행을 시작하는 바로 그 때부터, “오늘날 가장 노련한 인간 조종사들도 부러워할 뿐인 기적을 즉시” 행한다고 「전국 야생 생물」지는 지적한다.
그러므로 고생물학자 우턴이 이 문제에 대해 이런 결론을 내린 것은 지극히 당연하다. “우리가 곤충의 날개의 작용을 더 잘 이해하면 할수록, 더욱 미묘하고 아름다운 설계가 나오게 된다.” 그는 이렇게 덧붙였다. “공학적으로 그에 비할 만한 것은 거의 없다.—아직까지는.”
“아직까지는.” 이 말은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면, 사람이 창조주의 작품 중 어느 것이든 거의 똑같이 만들 수 있을 것이라는 낙관적인—오만한 태도는 아닐지라도—인간의 신념을 나타낸다. 사람이 자연에서 발견하는 것의 진기하고 정교한 모조품을 계속 만들 것임에는 틀림이 없다. 그러나 우리는 한 가지 점을 마음에 간직해야 한다. 즉 모방하는 것과 창조하는 것은 전혀 다르다는 점이다. 현인 욥이 30여 세기 전에 이렇게 말한 바와 같다. “이제 모든 짐승에게 물어 보라 그것들이 네게 가르치리라 공중의 새[“날개 달린 생물들”, 「신세」]에게 물어 보라 그것들이 또한 네게 고하리라 이것들 중에 어느 것이 여호와의 손이 이를 행하신줄을 알지 못하랴.”—욥 12:7, 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