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이나 다리를 잃고도 누릴 수 있는 질 높은 삶
“다시 정상에 오른 산악인.” 톰 휘터커가 에베레스트 산 정상에 오르자 한 신문이 보도한 내용입니다. 그 높은 봉우리에 오른 사람은 이전에도 많이 있었지만, 톰 휘터커는 한쪽 다리를 잃은 사람으로서는 최초로 등반에 성공하였던 것입니다! 휘터커는 교통 사고로 한쪽 다리를 잃었습니다. 하지만 인공 다리 즉 의족 덕분에 그는 등반을 다시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와 유사한 기구 덕분에, 팔이나 다리를 잃은 수많은 사람들이 질 높은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사실,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단거리 달리기나 농구나 자전거 타기를 하는 모습을 보는 것은 더는 특이한 일이 아닙니다.
초창기에는 의족이나 의수가 조잡한 나무 막대기나 쇠꼬챙이처럼 생겼었습니다. 하지만 전쟁으로 수많은 사람들이 팔이나 다리를 잃으면서 발전이 이루어졌습니다. 진정한 의미의 인공 기구를 최초로 도입한 인물로 평가받고 있는 사람이 16세기 프랑스의 군의관인 앙브루아즈 파레인 것도 놀라운 일은 아닙니다. 오늘날의 인공 기구는 응용 유체 역학, 정교한 무릎 관절, 탄소 섬유로 만든 유연한 발, 실리콘, 플라스틱 등 첨단 제품을 사용하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이제까지 가능하리라고 생각해 온 것보다 더 자연스럽고 편안하게 걷고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초소형 전자 공학의 발달로 인공 팔과 손은 더 자연스럽게 움직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인공 기구의 모양 역시 나아졌습니다. 현대식 의수나 의족에는 손가락과 발가락이 달려 있으며, 어떤 것은 심지어 혈관이 있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사실, 암에 걸려 한쪽 다리를 잃은 한 여성 모델이 착용한 의족은 어찌나 자연스러워 보이던지 그가 모델 활동을 계속할 수 있을 정도였습니다.
중요한 것은 정신 태도
하지만 정신 건강 전문가인 엘런 윈첼은 이렇게 주의를 줍니다. “팔이나 다리를 잃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위기를 겪게 되면, 자기 존재의 모든 부면 즉 신체적, 감정적, 정신적, 영적인 부면이 모두 심각한 영향을 받게 된다.” 상처가 난 다음 괴저가 생기는 바람에 한쪽 다리를 잃은 윌리엄에 관해 생각해 보겠습니다. 윌리엄은 이렇게 말합니다. “살아가면서 어떤 고난을 겪게 되든지 그것을 극복하는 데 열쇠가 되는 것 한 가지는 우리의 정신 태도입니다. 나는 신체 장애 때문에 열등하다고 생각해 본 적이 한 번도 없습니다. 오히려, 사고를 당한 후에 생긴 불편한 점들에 대해 긍정적인 견해를 유지했습니다.” 역시 다리를 잃은 사람인 엘런 윈첼도 그 말에 동의하면서, 긍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이 부정적인 견해를 가진 사람보다 팔이나 다리를 잃었을 때 더 잘 적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성서에서 알려 주듯이, “마음의 즐거움은 양약”입니다.—잠언 17:22.
본지는 팔이나 다리를 잃고도 잘 적응해서 살아가고 있는 여러 그리스도인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았습니다. 대부분의 그리스도인들은,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이 지나치게 남을 의식하거나 자신의 장애를 숨기려고 해서는 안 된다고 제안합니다. 무릎 아래로 왼쪽 다리를 잃은 델은 이렇게 말하였습니다. “그러한 문제에 관해 말을 꺼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을 사람들이 가지고 있다면 아마 내가 더 괴로울 겁니다. 내 경험에 의하면, 그렇게 하는 것은 모든 사람을 불편하게 만들 뿐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이 권하는 바에 따르면, 만일 오른손이 없는데 누군가에게 소개를 받는다면 멈칫할 것이 아니라 왼손으로 악수를 해야 합니다. 그리고 누군가가 당신의 의수나 의족에 관해 물어 보면, 그에 관해 이야기해 주어야 합니다. 당신이 마음을 편하게 가지면 상대방이 긴장을 푸는 데 도움이 됩니다. 대개, 대화의 주제는 곧 다른 것으로 바뀔 것입니다.
사람은 “웃을 때”가 있는 법입니다. (전도 3:4) 한쪽 손을 잃은 한 여자는 이렇게 말합니다. ‘무엇보다도, 유머감을 잃지 마세요! 세상이 우리에 대해 어떤 태도를 나타내느냐는 대개 우리가 우리 자신에 대해 어떤 태도를 나타내느냐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항상 기억해야 합니다.’
“울 때”
델은 한쪽 다리를 잃자, 처음에는 혼잣말로 “이젠 끝이야. 내 인생은 끝났어”라고 말하였습니다. 플로린도와 플로리아노는 두 사람 다 앙골라에서 지뢰 때문에 다리를 잃었습니다. 플로린도는 사흘 동안 밤낮으로 울었다고 말합니다. 플로리아노도 그와 비슷하게 자기 감정과 싸웠습니다. 그는 이렇게 씁니다. “나는 겨우 스물다섯 살이었습니다. 뭐든지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았는데, 어느 날 갑자기 일어설 수조차 없게 되어 버렸지요. 우울해지고 낙담하게 되더군요.”
“울 때”도 있는 법입니다. (전도 3:4) 소중한 것을 잃는 고통을 겪었을 때 한동안 슬퍼하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입니다. (비교 사사 11:37; 전도 7:1-3) “슬픔에서 벗어나는 방법은 그 슬픔으로 인한 감정을 다 겪으면서 이겨 내는 길밖에 없습니다”라고 엘런 윈첼은 기술합니다. 감정 이입을 하여 잘 들어 주는 사람에게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것이 종종 상당한 도움이 됩니다. (잠언 12:25) 하지만 슬픈 상태가 끝없이 지속되지는 않습니다. 팔이나 다리를 잃는 충격적인 일을 당하면, 어떤 사람들은 일시적으로 감정의 기복이 심해지거나 비평적이 되거나 불안해하거나 내성적이 될지 모릅니다. 하지만 이러한 감정은 대개 가라앉습니다. 만일 그러한 감정이 가라앉지 않는다면, 일반적으로 의학적인 치료를 요하는 질병인 우울증에 걸린 것인지도 모릅니다. 가족 성원들과 친구들은, 사랑하는 사람에게 그러한 도움이 필요함을 알려 주는 어떤 징후가 나타나지 않는지 깨어서 살펴야 합니다.a
양쪽 다리가 모두 마비된 W. 미첼은 이렇게 기술합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돌보아 주는 사람이 필요합니다. 친구들과 가족들로 둘러싸여 있다는 느낌이 들면 거의 무슨 일이든 견딜 수 있지만, 혼자서 힘겹게 인생을 살아가려고 하는 사람은 조그만 장애물만 생겨도 걸려 넘어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우애란 저절로 생겨나는 것이 아니라, 적극적으로 싹틔워서 적극적으로 가꾸어 나가야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시들어 버립니다.”—비교 잠언 18:24.
팔이나 다리가 없어도 가능한 질 높은 삶
팔이나 다리를 잃은 많은 사람들이 그러한 장애에도 불구하고 질 높은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러셀은 왼쪽 다리가 맨 위쪽에 조금밖에 없는 상태로 태어났습니다. 현재 78세인 러셀은 지팡이를 사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정기적으로 운동을 하면서 만족스러운 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쾌활한 성격을 가진 러셀은 자신의 오래 된 별명이 ‘행복’이라고 털어놓았습니다.
제2차 세계 대전 중에 한쪽 다리를 잃은 더글러스는 현대식 의족의 도움을 받아 걸어 다닙니다. 그는 여호와의 증인으로서 6년 동안 정규 파이오니아 즉 전 시간 복음 전파자로 즐겁게 봉사해 왔습니다. 그리고 한쪽 다리를 잃었을 때 인생이 끝났다고 생각한 델을 기억하십니까? 그도 파이오니아로서 만족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으며, 스스로 생활비를 벌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하지만 가난하거나 전쟁으로 황폐된 나라에서는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어떻게 살아가고 있습니까? 세계 보건 기구에서는 이렇게 알려 줍니다. “현재 장애인들 가운데 도움을 받고 있는 사람의 비율이 매우 낮은 실정이다.” 많은 사람들은 지팡이나 조잡한 목발에 의지해서 걸어 다닙니다. 하지만 때때로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앙골라의 지뢰 피해자인 플로리아노와 플로린도는 두 사람 다 국제 적십자사와 스위스 정부를 통해 의족을 구하였습니다. 플로리아노는 여호와의 증인의 한 회중에서 봉사의 종으로 행복하게 섬기고 있으며, 플로린도는 장로이자 전 시간 복음 전파자로 섬기고 있습니다.
장애인을 돌보는 한 협회에서는 적절하게도 이렇게 말합니다. “의욕을 상실한 사람들이야말로 유일한 장애인이다!” 흥미롭게도, 장애인들에게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데 성서가 커다란 역할을 해 왔습니다. 델은 이렇게 말합니다. “회복하는 동안 성서 진리를 배운 것이 크게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찬가지로, 러셀도 이렇게 말합니다. “성서에 근거를 둔 나의 희망은 내가 어려움을 극복해 나가는 데 항상 도움이 되어 왔습니다.” 성서에서는 장애인들에게 정확히 어떤 희망을 제시하고 있습니까?
[각주]
[8면 네모]
환상통(幻想痛)
환지감이란 없어진 팔이나 다리가 여전히 있는 것 같은 매우 실제적인 느낌을 말합니다. 이것은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이 수술 후에 갖게 되는 정상적인 느낌인데, 그 느낌이 어찌나 진짜 같은지 팔이나 다리를 잃은 사람들을 위한 한 책자에서 이렇게 알려 줄 정도입니다. “의족을 하지 않은 채 침대나 의자에서 일어나려고 할 때는 환상감에 주의하라. 항상 아래를 보면서 발이 없다는 사실을 자신에게 상기시키라.” 양쪽 다리를 모두 잃은 한 환자는 의사와 악수를 하기 위해 일어나려고 했다가, 오히려 바닥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또 다른 문제로 환지통이 있습니다. 이것은 없어진 팔이나 다리에서 오는 것 같은, 실제로 느껴지는 통증을 말합니다. 환상통의 강도와 유형과 지속 시간은 사람에 따라 다릅니다. 다행히, 환상감과 환상통은 대개 시간이 지나면서 줄어듭니다.
[6면 삽화]
현대식 의수와 의족 덕분에 많은 장애인들이 훨씬 더 즐거운 삶을 누리고 있다
[자료 제공]
Photo courtesy of RGP Prosthe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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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것을 잃었을 때 슬퍼하는 것은 정상적인 반응이다
[8면 삽화]
많은 장애인들이 질 높은 삶을 누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