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쟁의 대상인 오스트레일리아의 딩고를 만나 봄
「깰 때이다」 오스트레일리아 통신원 기
오스트레일리아에서는 딩고에 관해 오랫동안 논쟁이 지속되어 왔다. 이 동물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들판에서 살 권리가 있는가? 아니면, 우리에 가둬 놓고 점차 죽여 없애야 하는 식육류인가?
딩고는 들개다. 짧고 부드러운 털과 곧추 선 뾰족한 귀를 가진, 튼튼한 동물이다. 다 자라면 어깨 높이는 약 60센티미터이며 코에서부터 털이 많은 30센티미터 길이의 꼬리 끝까지는 약 120센티미터가 된다. 집에서 기르는 같은 크기의 개보다 두개골이 훨씬 더 크고 이가 더 길지만 그런 개와 교배시킬 수 있다. 딩고라는 이름은 시드니 근처에 사는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에 의해 사용되었고 1790년경, 기록에 처음으로 나타났다.
딩고는 오스트레일리아 대륙 전체에서 발견되지만 섬으로 된 주(州)인 태즈메이니아에서는 발견되지 않는다. 딩고는 크림색, 담황색, 흰색, 짙은 적갈색, 적갈색, 황갈색, 흑색 등 매혹적인 색깔의 털을 지니고 있다. 다 자란 순종 딩고는 전체 색이 어떻든, 언제나 꼬리 끝이 흰색이고 발도 대개 흰색이다.
어떻게 생겨났는가?
딩고는 원래 이 광활하고 햇볕이 강한 나라 태생의 동물이 아니라 아마도 배로 이곳에 오게 된 것 같다. 정확히 언제 그리고 누구에 의해서인지는 분명하지 않다. 딩고의 태생에 관해서는 인도 늑대에서 생겨난 것 같다는 설(説)이 가장 유력하다. 화석으로 보면 집에서 기르는 개와 인도 늑대를 교배시킨 인더스 강 유역의 개와 생김새가 매우 흡사함을 알 수 있다.
그 밖에도 늑대와 닮은 점은 딩고의 조용한 사냥 방식과 마구 짖어대는 것이 아니라 짖는 소리를 길게 늘여서 낸다는 것이다. 널리 알려진 한 가지 설은 바다를 건널 수 있는 배를 소유한 인도의 여행자들이 딩고를 처음에는 티모르로, 그 다음에는 더욱 남쪽인 오스트레일리아로 데려왔다는 것이다.
길들일 수 있는가?
새끼 딩고는 귀여운 꼬마다. 예로부터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들은 새끼 딩고를 애완 동물로 길렀다. 그러나 새끼는 자라면 번번이 들판으로 돌아갔다.
시드니 대학교의 N. W. G. 매킨토시 교수는 딩고를 길들이려고 애쓰는 것을 달가워하지 않는다. 그는 대단한 경험과 인내심 그리고 동물에 대한 애정이 있는 경찰견 훈련자들도 딩고를 길들이는 데 실패하였다고 주장한다.
한편, 약 20년 동안 딩고를 다룬 조지 빙엄은 자신이 다룬 딩고들은 매우 잘 따르고 장난을 좋아하며 결코 공격적이 아니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들의 천성을 고려하지 않는다면, 꼭 잔인하다고는 할 수 없어도, 통제할 수 없게 되어 개인의 소유물을 파괴할 수 있음을 인정한다. 그는 또한 그들이 들판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욕망이 있음을 시인하면서 애완 딩고의 가죽끈을 풀어 준다면 조만간 그것은 항상 함께 있는 개가 아니라 방문객이 될 것이라고 주의를 준다.
목장주에게 골칫거리
딩고는 사람으로부터 귀염을 받고 싶어하지만, 들판을 배회하는 딩고가 다른 동물을 사냥하는 탐욕스런 동물로서 양 떼와 소 떼에 큰 피해를 줄 수 있다는 것은 엄연한 사실이다. 그들이 떼를 지어 사냥을 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천성적으로 단독 행동을 하지만 둘이 한 쌍이 되어 사냥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캥거루 같은 큰 동물을 공격할 때 그렇게 하는데, 그런 경우 한 마리는 그 사냥감의 꼬리나 다리에 달라붙고 또 한 마리는 목을 공격한다.
딩고는 여러 가지 방법으로 대단히 교활한 모습을 보여 준다. 종종, 양 떼를 모는 사람을 여러 주일 동안 따라다니다가 무리에서 처지는 동물은 어느 것이든 죽인다. 또는 여러 날 동안 조용히 암소로 하여금 자신의 존재에 익숙해 지게 한 다음, 암소가 무방비 상태일 때 갑자기 송아지를 빼앗는다.
일부 목축업자들은 새로 태어난 새끼 양이나 송아지를 50퍼센트나 딩고에게 빼앗겼다고 보고한다. 어떤 사람은 넉 달 만에 5500마리의 양 떼 중 900마리를 잃었다. 목양업자를 더욱 격노케 하는 것은 딩고들이 종종 양을 죽인 다음 그 고기를 조금만 먹는다는 사실이다.
그러므로 왜 딩고가 오스트레일리아에서 가장 논쟁의 대상이 되는 동물 가운데 하나로 묘사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대부분의 목자들이 딩고를 잔인하고 교활한 킬러로 묘사한다. 자연 보호론자들은 오스트레일리아의 다른 야생 동물과 더불어 그들을 보존할 것을 주장하면서, 죽은 동물의 시체를 먹어 치우는 데 있어서의 유용함을 지적한다.
비용이 많이 드는 통제 조처
점점 수가 많아지는 딩고를 통제하려는 노력에는 길이가 8000킬로미터가 넘는 2.5미터 높이의 우리가 포함되어 있다. 이 “거대한 딩고 우리”는 중국의 만리 장성보다 더 긴 것으로 여겨지며, 양이 있는 남쪽 지역으로부터 떨어진 북쪽에다 딩고를 두려는 거창한 목표를 가지고 엄청난 비용을 들여 지은 것이다. 다양한 성공을 거두며 사용되는 다른 방법으로서 직업적인 “도거”(dogger) 즉 딩고 사냥꾼이 덫으로 잡거나 총으로 쏘아 죽이는 방법이 있으며, 공중에서 미끼를 떨어뜨리는 것을 포함하여 독이 든 미끼를 놓는 방법도 있다. 불행하게도, 다른 야생 동물들도 종종 걸려든다.
사람도 잡아먹는가?
단독이든 떼를 지어서든 지금까지 딩고가 사람을 공격했다는 믿을 만한 기록은 없다. 딩고는 문명 사회 근처에서 살게 되면 쓰레기를 뒤지는 동물로서 쓰레기통에서 발견되는 음식은 무엇이든 먹을 것이다. 오스트레일리아 미개간 삼림지의 들판에서는 보통 토끼, 주머니쥐, 웜바트, 설치류 동물 및 작은 캥거루 등을 포함하여 자기보다 작은 동물은 무엇이든지 잡아먹는다.
딩고에 어울리는 성서 정의가 무엇인지—“짐승”인지 “육축”인지—는 어느 정도 수수께끼이다. (창세 1:25) 그러나 딩고의 정확한 역할이 무엇이든, 논쟁의 대상인 오스트레일리아의 딩고는 그 귀여운 새끼와 더불어, 참으로 지상 낙원에 거할 것이다. 그때에는 모든 동물 창조물이 사람에게는 즐거움을 안겨 주고 상상력이 풍부하시며 돌보시는 창조주께는 영광을 돌리게 될 것이다.—이사야 11:6-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