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우림 위에 드리워진 검은 그림자
아마존 강우림을 항공기에서 내려다보면 마치 대륙 크기만한 복슬복슬한 카펫을 넓게 펼쳐 놓은 것 같고, 지금도 오레야나가 발견했을 당시만큼 푸르고 원시적인 모습입니다. 땅에서 작은 포유 동물만한 곤충을 피해 가며 무더운 삼림 속을 헤쳐 나가다 보면, 어디에서 현실이 끝나고 환상이 시작되는지 분간하기가 어렵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뭇잎처럼 보이던 것이 나비로 변하고, 덩굴이 뱀으로 변하며, 바싹 마른 나무토막이 깜짝 놀라더니 설치류로 변해 전속력으로 달아납니다. 아마존 강우림에서는 여전히 사실과 허구의 구분이 모호해집니다.
“가장 큰 아이러니는 아마존의 현실이 그 곳의 전설만큼이나 믿어지지 않을 정도”라는 점이라고 한 관찰자는 기술합니다. 그런데 실제로 아마존의 현실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입니다! 머리 속에 서유럽 크기만한 삼림을 그려 보십시오. 거기에 4000여 종의 나무를 채워 넣고, 6만여 종에 달하는 꽃식물로 아름답게 장식하고, 1000종에 달하는 조류로 화려하게 채색하고, 300종의 포유류로 좀더 장식하고, 200만 종 가량의 곤충의 윙윙거리는 소리를 가득 채우십시오. 이제, 사람들이 아마존을 묘사할 때면 누구나 결국 최상급 표현을 사용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보다 덜한 표현을 사용한다면, 지상에서 가장 큰 이 열대 우림의 풍부한 생물학적 보고(寶庫)가 제대로 표현되지 않을 것입니다.
고립된 “산송장”
90년 전, 미국의 저술가이자 유머 작가인 마크 트웨인은 이 매혹적인 삼림을 가리켜 “마력을 지닌 곳, 열대의 경이가 사치스러울 정도로 풍부한 곳, 모든 새와 꽃과 동물이 박물관처럼 다양하고 악어와 원숭이가 동물원에 있는 것만큼이나 편안해 보이는 환상적인 곳”이라고 묘사하였습니다. 오늘날에 와서, 트웨인의 이 기지 있는 표현은 진지하게 생각해 보면 그 의미가 구부러지게 되었습니다. 머지않아 박물관과 동물원만이 점점 늘어나는 아마존 열대의 경이를 위해 유일하게 남은 집이 될지도 모릅니다. 이유가 무엇입니까?
첫째 가는 원인은 분명히, 인간이 아마존 강우림에서 나무를 베어, 그 지역 동식물이 사는 천연의 보금자리를 파괴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하지만 서식지를 마구 파괴하는 것 외에도 다른—더 미묘한—원인들이 있는데, 그로 인해 동식물의 종(種)들이 아직은 살아 있다 하더라도, “산송장”으로 변해 가고 있습니다. 다시 말해, 관계 당국의 견해에 따르면 종들이 멸종되는 것을 막을 방도가 없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게 하는 한 가지 원인은 고립입니다. 자연을 보호하고 싶어하는 정부 관리들은 삼림의 일정한 지역에 서식하고 있는 종들의 생존을 보장하기 위해 그 지역에서 전기톱으로 벌목하는 것을 금할지 모릅니다. 하지만 작은 섬처럼 된 삼림에서 이 종들은 결국 사라질 가능성이 있습니다. 「열대 우림 보호—시급한 국제 과제」(Protecting the Tropical Forests—A High-Priority International Task)에서는 작은 섬처럼 된 삼림에서 생명이 오래 지속될 수 없는 이유를 설명하기 위해 한 가지 예를 듭니다.
열대 지방의 나무는 수나무와 암나무로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나무들은 생식을 하기 위해 박쥐의 도움으로 꽃가루를 수꽃에서 암꽃으로 나릅니다. 물론, 이러한 수분(授粉) 심부름은 나무들이 박쥐가 날아다니는 범위 안에서 자라고 있을 경우에만 가능합니다. 암나무에서 수나무까지의 거리가 너무 멀어지면—흔히 삼림이 바다 한가운데 있는 섬처럼 메마른 땅에 둘러싸이게 될 경우 그러한데—박쥐가 그 사이를 연결해 주지 못하게 됩니다. 그러면 나무는 “장기적인 번식이 더는 불가능해져 ‘산송장’”이 된다고 동 보고서는 기술합니다.
나무와 박쥐 사이의 이러한 관계는 아마존의 자연계를 이루는 관계 중 하나에 불과합니다. 간단히 말해서, 아마존 삼림은 거대한 집에 비할 수 있는데, 이 집은 서로 다르지만 서로 긴밀히 연관되어 있는 사람들에게 숙식을 제공합니다. 지나치게 비좁아지지 않도록, 이 강우림의 주민들은 서로 다른 층에 사는데, 강우림 바닥 근처에 사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저 높은 수풀 꼭대기에 사는 주민도 있습니다. 모든 주민에게는 할 일이 있는데, 낮에 일하는 주민이 있는가 하면 밤에 일하는 주민도 있어 일은 24시간 동안 계속됩니다. 모든 종이 자기 몫의 일을 하도록 허락될 경우, 아마존의 동식물로 이루어진 복잡한 공동체는 시계처럼 정확하게 기능을 발휘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마존의 생태계(영어로는 ecosystem; “eco”는 “집”을 의미하는 그리스어 단어 oiʹkos에서 유래)는 파괴되기가 쉽습니다. 이 삼림 공동체에 대한 인간의 간섭이 몇몇 종을 이용하는 것에 국한되어 있다 해도, 인간의 교란 행위의 영향은 집과도 같은 삼림의 모든 층으로 번집니다. 자연 보호주의자인 노먼 마이어즈의 추산에 따르면, 식물 한 종의 멸종은 결국 30종이나 되는 동물을 멸종에 이르게 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또 열대 지방의 나무는 대부분 동물에게 의존해서 씨를 퍼뜨리기 때문에, 인간이 동물을 멸종시키면 그 동물의 도움을 받는 나무도 멸종하게 됩니다. (“나무와 물고기의 관계” 네모 안 참조) 고립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상호 관계를 교란시키면 삼림에 사는 종들은 점점 더 “산송장”의 대열에 끼게 됩니다.
나무를 적게 베면 손실도 적은가?
어떤 사람들은 적은 지역의 삼림 훼손을 정당화하면서, 우리의 몸이 손가락에 난 상처에 새로운 피부층이 형성되게 하는 것과 거의 흡사하게, 삼림도 회복되어 완전히 벌목된 지역에 새로운 수풀층이 형성되게 할 것이라고 추리합니다. 정말 그러합니까? 그렇다고 하기가 어렵습니다.
물론, 삼림이 훼손된 지역을 충분히 오랫동안 그대로 두면 삼림이 다시 형성됩니다. 그러나 새로운 식물층은 원래의 삼림과 다른데, 마치 불량한 복사본이 선명한 원본과 다른 것과 같습니다. 브라질의 식물학자인 이마 비에이라가 아마존에 있는 재형성된 지 100년 된 삼림을 연구한 결과, 이전 삼림에서 번성했던 268종의 나무 가운데 오늘날 재형성된 삼림을 이루고 있는 것은 65종에 불과하다는 점이 밝혀졌습니다. 그 지역에 사는 동물의 경우에도 그와 같은 격차가 생겼다고 그 식물학자는 말합니다. 따라서 일부 사람들이 주장하는 바와 같이, 삼림 훼손으로 인해 푸른 삼림이 붉은 사막으로 변하지는 않지만, 그로 인해 아마존 강우림의 여러 지역이 원본보다 못한 복사본처럼 되어 가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적은 지역의 삼림이라도 벌목하면 흔히 그 삼림에서만 자라고 기어다니고 기어오르고 다른 곳에는 전혀 없는 많은 동식물이 멸종하게 됩니다. 예를 들어, 에콰도르의 연구가들은 열대 우림에서 1.7제곱 킬로미터의 십분의 칠에 해당하는 어느 특정한 지역에서 1025종의 식물을 발견하였습니다. 그 가운데 250여 종은 지구상의 다른 곳에서는 전혀 자라지 않는 것들이었습니다. 브라질의 생태학자인 로제리우 그리벨은 “지방적인 예”로 “소임데콜레이라(민머리타마린)”를 드는데, 이것은 흰 티셔츠를 입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 작고 매력적인 원숭이입니다. “남아 있는 몇 마리가 중부 아마존에 있는 마나우스 근처의 어느 조그마한 삼림에서만 살고 있는데, 이 작은 서식지를 파괴하면 이 종은 영원히 멸종될 것”이라고 그리벨 박사는 말합니다. 나무를 조금만 베어도 손실은 큽니다.
“융단”을 말듯이
하지만 아마존 강우림 상공에 가장 우려할 만한 검은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 것은 노골적인 삼림 훼손입니다. 도로 건설업자와 벌목꾼과 광부와 그 밖의 많은 사람들이 융단을 말듯이 그 삼림을 벌목하는 바람에, 눈 깜짝 할 사이에 생태계 전체가 완전히 파괴되고 있습니다.
브라질의 연간 삼림 파괴율의 정확한 수치에 대해서는 많은 의견 차이가 있지만, 줄잡아 해마다 3만 6000제곱 킬로미터는 되는 것 같으며, 이미 파괴된 아마존 강우림의 면적을 모두 합하면 전체의 10퍼센트를 넘는데, 이것은 독일보다도 더 넓은 면적에 해당됩니다. 브라질의 주요 시사 주간지인 「베자」의 보도에 따르면, 1995년에는 화전민이 삼림에 지른 약 4만 건의 불이 브라질 전역에서 맹렬한 기세로 타올랐는데, 이것은 전년도보다 5배나 많은 양이었습니다. 인간이 어찌나 왕성하게 삼림에 불을 지르는지, 불붙은 아마존 지역은 “푸른 미개척지의 지옥”을 방불케 한다고 「베자」지는 경고하였습니다.
종들이 사라지고 있다—어떻다는 말인가?
‘하지만 엄청나게 많은 그 모든 종이 우리에게 다 필요한가?’ 하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에게는 그 모든 종이 다 필요하다고, 자연 보호주의자인 하버드 대학교의 에드워드 O. 윌슨은 주장합니다. “우리는 물을 정화하고, 토양을 기름지게 하고, 우리가 숨쉬는 바로 그 공기를 생성하는 일을 생태계의 기능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에, 생물학적 다양성은 분명 무관심하게 포기할 만한 것이 아니”라고 윌슨은 말합니다. 「사람과 식물과 특허」(People, Plants, and Patents)라는 책은 이렇게 말합니다. “유전자의 풍부한 다양성을 이용하는 것이야말로 인간이 생존하기 위한 비결이다. 다양성이 없어지면, 우리도 곧 그 뒤를 따르게 될 것이다.”
실로 멸종의 영향은 나무가 쓰러지고, 동물이 위협을 받고, 원주민들이 시달리는 데서 그치지 않고 그보다 훨씬 더 널리 미칩니다. (“인간과 관련된 요인” 네모 안 참조) 삼림의 감소는 우리에게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이 점을 생각해 보십시오. 모잠비크의 한 농부가 카사바 줄기를 자르고, 우즈베키스탄의 한 주부가 피임약을 먹으며, 사라예보의 한 부상당한 소년이 모르핀을 투여받고, 뉴욕에 있는 어느 상점에서 한 고객이 이국적인 방향제의 냄새를 맡습니다. 이 사람들은 모두 열대 우림에서 나온 생산품을 사용하는 것이라고 파노스 연구소는 기술합니다. 따라서 벌목하지 않은 삼림은 전세계 사람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는데, 그 가운데는 우리 자신도 포함됩니다.
성찬은 아니지만 기근은 없다
물론, 아마존 강우림이 세계 전역에 성찬을 베풀어 줄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세계 전역에 기근이 드는 일을 막는 데는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비옥하다는 통념” 네모 안 참조) 어떻게 그러합니까? 1970년대에 사람들은 소출이 많은 몇몇 품종을 대규모로 심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다수확 품종들이 5억 명을 더 먹여 살리는 데 도움이 되기는 했지만, 한 가지 결점이 있습니다. 그러한 품종은 유전자가 다양하지 않아서 약하고 질병에 걸리기 쉽다는 것입니다. 바이러스 하나로 한 나라의 다수확 농작물이 대부분 죽어 기근이 초래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FAO)는 현재 저항력이 더 강한 농작물을 생산하고 굶주림을 막기 위해 “더 광범위한 유전자 물질을 사용”하도록 강력히 권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강우림과 이 곳이 원산지인 품종을 이용할 필요가 있습니다.
전세계 식물의 반 이상이 (식용 작물이 될 수 있는 약 1650종을 포함하여) 열대 우림에서 자라고 있으므로, 종묘장과도 같은 아마존은 야생 품종을 찾는 연구가라면 누구에게든지 이상적인 곳입니다. 뿐만 아니라, 그 삼림에 사는 사람들은 이러한 식물을 이용하는 법을 알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브라질의 카야푸 인디오는 신품종을 개발할 뿐 아니라 유전자 은행과도 같은 언덕에 표본을 보존하기도 합니다. 이러한 야생 품종을 저항력이 약한 재배 식물 품종과 교배시키면 식용 작물의 힘과 저항력이 강화될 것입니다. 그런데 국제 연합 식량 농업 기구에서는 “향후 25년 안에 식량 생산을 60% 증가시킬 필요가 있”기 때문에 그러한 강화시키는 일이 절실히 필요하다고 말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삼림을 짓밟는 불도저는 아마존 강우림 속 더 깊은 곳으로 계속 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로 인한 결과는 무엇입니까? 인간이 강우림을 파괴하는 것은, 농부가 씨앗용 옥수수를 먹는 것과 아주 흡사한데, 그럴 경우 당장의 허기는 면하겠지만 앞으로의 식량 공급이 위태롭게 됩니다. 생물학적 다양성에 관한 일단의 전문가들은 “남아 있는 작물의 다양성을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은 세계적으로 지극히 관심을 가져야 할 문제”라고 경고하였습니다.
가능성 있는 식물들
이제 이 삼림의 “약국”으로 들어가 봅시다. 그러면 인간의 운명이 열대 지방의 덩굴 및 그 밖의 식물과 밀접한 연관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입니다. 예를 들어, 아마존의 덩굴에서 추출한 식물 염기는 수술 전에 근육 이완제로 사용하며, 백혈병에 걸린 아이 5명 중 4명은 삼림 속에서 피는 꽃인 장춘화에서 얻는 화학 물질 덕분에 생명을 연장하게 됩니다. 또한 이 삼림에서는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데 사용하는 퀴닌과 심부전 치료에 쓰는 디지탈리스 제제와 경구 피임약에 사용하는 다이오스제닌도 나옵니다. 또 어떤 식물은 에이즈와 암 치료에 가능성을 보였습니다. 유엔의 한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에만도 원주민이 약으로 사용하고 있고 약재로서 잠재력을 지닌 식물이 2000종이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또 다른 연구 결과에 의하면, 전세계에서 10명 중 8명은 병을 치료하기 위해 약초를 사용합니다.
따라서 우리를 구해 주는 식물을 살리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필립 M. 펀사이드 박사는 말합니다. 그는 이렇게 부언합니다. “아마존 삼림을 잃으면 암 치료제를 찾으려는 노력이 대단히 퇴보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 현대 의학의 눈부신 업적 때문에 이러한 식물 대부분이 우리에게 없어도 된다는 식의 사고는 치명적인 형태의 교만을 드러내는 것이다.”
그런데도, 인간은 동식물을 찾아서 분류학상의 소속을 정하는 것보다 더 빠른 속도로 동식물을 계속 멸종시키고 있습니다. 따라서 이러한 점들이 궁금해질 것입니다. ‘삼림 훼손이 계속되는 이유는 무엇인가? 그러한 추세를 역전시킬 수 있는가? 아마존 강우림에 장래가 있는가?’
[8면 네모]
비옥하다는 통념
아마존의 토양이 비옥하다는 생각은 “떨쳐버리기 힘든 통념”이라고 「카운터파트」지는 기술한다. 19세기에, 탐험가인 알렉산더 폰 훔볼트는 아마존을 “세계의 곡창 지대”로 묘사하였다. 한 세기 후에 미국의 시어도어 루스벨트 대통령 역시 아마존에서는 틀림없이 농사가 잘될 것이라고 생각하였다. 그는 “그토록 풍요롭고 비옥한 땅을 그냥 썩힐 수는 없다”고 썼다.
물론, 그들과 같이 믿은 농부는 일이 년 동안은 나무와 식물이 타고 남은 재가 비료 역할을 해서 소출이 그런대로 나온다는 것을 알게 된다. 하지만 그 후에는 토양이 척박해진다. 삼림에 초목이 무성하니까 그 밑에 있는 토양도 기름질 것 같지만, 사실 토양은 이 삼림의 약점이다. 이유가 무엇인가?
본지는 국립 아마존 연구소의 연구원이자 강우림 토양 전문가인 플라비우 J. 루이장 박사와 회견하였다. 그의 견해 가운데 몇 가지는 다음과 같다.
‘다른 많은 삼림 토양과는 달리, 아마존 분지에 있는 대부분의 토양은 아래쪽으로부터 즉 분해 중인 암석으로부터 양분을 얻지 못하는데, 모(母)암석이 양분이 적은데다 지표에서 너무 깊은 곳에 있기 때문이다. 그 대신, 토양은 위에서 내려오는 것을 걸러서 양분을 얻는다. 즉 빗물과 부식물(腐植物)로부터 얻는다. 하지만 빗방울과 낙엽은 둘 다 양분을 함유하려면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이유가 무엇인가?
강우림에 떨어지는 빗물 그 자체에는 양분이 많지 않다. 하지만 그 빗물이 나뭇잎에 부딪히고 나무 줄기를 타고 내려오면서, 나뭇잎과 나뭇가지, 이끼, 조류, 개미집, 먼지에서 양분을 얻게 된다. 그 빗물은 토양에 스며들 때쯤에는, 식물에 유익한 양분을 많이 함유하고 있다. 이 액상 양분이 그저 개울로 흘러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해, 토양은 몇 센티미터 두께로 표토에 사방으로 뻗어 있는 엉클어진 잔뿌리로 된 양분 체를 사용한다. 그 체가 효과가 있다는 증거로, 이 빗물이 흘러 들어가는 개울은 삼림의 토양 자체보다 양분 함유량이 훨씬 적다. 이렇게 해서 양분은 물이 개울이나 강으로 흘러 들어가기 전에 뿌리로 흡수된다.
양분을 얻는 또 다른 근원은 낙엽과 작은 가지와 열매로 이루어진 부식물이다. 매년 삼림의 바닥에는 1헥타르[2.5에이커]당 약 8톤의 부식물이 엷게 쌓인다. 그러나 이 부식물이 어떻게 토양 밑으로 내려가서 식물의 뿌리 조직으로 들어가게 되는가? 흰개미들이 도와 준다. 흰개미는 나뭇잎을 원반 모양의 조각으로 잘라서 그 조각을 지하에 있는 집으로 나른다. 특히 우기에는 흰개미 떼가 활발하게 움직여 놀랍게도 삼림 바닥에 있는 모든 부식물의 40퍼센트를 땅속으로 운반한다. 그 곳에서 흰개미는 나뭇잎을 이용하여 균류를 기를 밭을 만든다. 그러면 이 균류가 그 식물성 물질을 분해한다. 그 과정에서 질소와 인과 칼슘과 그 밖의 성분이 방출되는데, 이러한 성분은 식물에 소중한 양분이다.
흰개미는 여기서 무엇을 얻는가? 먹이를 얻는다. 흰개미는 균류를 먹는데, 나뭇잎도 약간 먹을지 모른다. 그러면 흰개미의 장(腸)에 있는 미생물이 흰개미가 먹은 먹이를 화학적으로 바꾸느라 바빠지는데, 그 결과 이 곤충의 배설물은 식물에게 양분이 풍부한 먹이가 된다. 따라서 비와 재순환하는 유기물은 강우림이 계속 존재하고 자라게 하는 두 가지 요인이다.
삼림을 깨끗이 벌목해서 태우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는 이해하기 쉬운 일이다. 떨어지는 빗방울을 막아 줄 수풀이나 재순환될 부식물층이 더는 없게 된다. 그 대신, 억수 같이 내리는 비가 엄청난 힘으로 맨바닥을 직접 때리고, 그 충격으로 표면이 단단해진다. 동시에, 햇빛이 토양에 직접 내리쬐어 지면 온도가 높아지고 토양이 굳게 된다. 그 결과 이제 빗물은 토양 속으로 스며드는 것이 아니라 땅 위로 흘러 강으로 들어가게 된다. 삼림을 베고 불태운 땅은 양분 손실이 어찌나 심한지, 그 지역 근처에 있는 개울에 양분이 과다해져 물 속에 사는 종들의 생명이 위태로워질 정도이다. 분명히, 삼림은 그대로 두면 스스로 유지되겠지만, 인간이 간섭하면 재난을 초래하게 된다.’
[7면 네모와 삽화]
인간과 관련된 요인
생태계 파괴와 삼림 훼손은 동식물뿐 아니라 인간에게도 해를 주고 있다. 한때 브라질 아마존 지역에 살던 500만 명의 인디오는 약 30만 명이 남게 되었는데, 이들은 아직도 삼림 환경과 공존하고 있다. 이 인디오들은 벌목꾼들과 금을 찾는 사람들과 그 밖의 사람들에게 점점 더 많이 시달리고 있는데, 그들 중 많은 사람은 인디오들을 “개발에 방해가 되는 장애물”로 생각한다.
그런가 하면 백인과 인디오의 피가 섞인 강인한 사람들로 카보클루스가 있는데, 그들의 조상은 약 100년 전에 아마조니아에 정착하였다. 강을 따라 받침 기둥 위에 지은 오두막에 사는 그들은 “생태계”라는 말은 한번도 들어 본 적이 없을지 모르지만, 이 삼림을 파괴하지 않으면서도 그 곳에서 나는 것을 먹고 산다. 하지만 그들은 집과도 같은 이 삼림으로 현재 새로운 이주자들의 인파가 몰려들면서 일상 생활이 영향을 받고 있다.
사실, 아마존 강우림 전역에서 나무 열매를 줍는 사람, 고무액을 채취하는 사람, 어부 등 약 200만 명의 원주민이 그 삼림의 주기와 강들의 리듬에 맞춰 살고 있는데, 이들은 장래가 불확실하다. 많은 사람은 이 삼림을 보존하려는 노력이 마호가니나무와 해우(海牛)를 보호하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 삼림에 사는 사람들도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다.
[9면 네모와 삽화]
나무와 물고기의 관계
우기에는 아마존 강의 수위가 높아져 삼림의 저지대에서 자라는 나무가 물에 잠기게 된다. 이 삼림에 있는 대부분의 나무는 범람이 최고조에 이르렀을 때 열매를 맺고 씨를 떨어뜨리는데, 물론 물 속에는 그 씨를 퍼뜨릴 설치류가 없다. 여기서 탐바키 물고기(콜로노니아 마크로포뭄)가 일익을 담당하게 되는데, 이 물고기는 예민한 후각을 가진 떠다니는 호두까기 기구와 같다. 이 물고기는 물에 잠긴 나뭇가지 사이로 헤엄쳐 다니면서 씨를 떨어뜨리려고 하는 나무를 냄새로 찾아낸다. 씨가 물 속으로 떨어지면, 이 물고기는 억센 턱으로 껍데기를 부순 다음, 씨를 삼켜서 거기에 붙어 있는 과육은 소화시키고 씨는 삼림 바닥에 배설하는데, 그러면 범람한 물이 빠지고 나서 그 씨에 싹이 튼다. 물고기와 나무 모두가 유익을 얻는다. 탐바키는 지방을 축적하고 나무는 씨를 퍼뜨리게 된다. 그러한 나무를 베어 버리면 탐바키와 약 200종에 달하는 열매 먹는 물고기의 생존이 위태롭게 된다.
[5면 삽화]
수꽃에서 암꽃으로 꽃가루를 나르는 박쥐
[자료 제공]
Rogério Gribel
[7면 삽화]
우리의 종묘장과 약국
[7면 삽화]
푸른 미개척지를 위협하는 불
[자료 제공]
Philip M. Fearnside